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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1 남도 여행기 2007.03.25-29

여행기 2007/11/01 00:28 by Lokken

지난 봄, 군 입대 일주일을 남겨두고 전국 여행을 다녀왔다. 오늘이 10 31일이니, 여행을 다녀온 지 일곱 달 만에 기행문을 작성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도, 기억을 글로 남기고 또, 이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월에 다녀왔던 일본 IT 연수 때처럼 생생한 기억을 바탕으로 글을 쓸 수 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그 당시에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입대하기 전에 여행을 한번 떠나고 싶었다. 처음에는 외국여행을 다녀올까도 생각했지만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였다. 여러 가지 고민을 한 끝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부산과 남쪽 해안을 둘러보기로 했다. 인원은 비슷한 날짜에 입대하는 친구 한 명과 부산에서 가이드를 해 줄 Hikki 형님, 그리고 나 해서 세 명. 마침 여행 기간에 진해에서는 우리나라 최대의 벚꽃 축제인 군항제가 열린다고 하여 여행 계획에 포함하였다. 처음 계획 땐 동해안부터 서남해안까지를 둘러볼 생각이었다. 군 입대 전에 가는 여행이니만큼 조금 힘들더라도 예산을 최소화하기로 하였다.

 

일정을 짜보니 3 25일 저녁에 출발해서 29일 아침에 도착하게 되는, 2 5일이라는 조금은 엽기적인 일정이 나왔다. 2일은 숙박을 하지만 나머지 이틀은 열차나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우리 일정은 빡빡했다. 열차와 버스 일정을 미리 설정해 놓고, 부산에선 히키형이 가이드를 해 주고 나머지는 가보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들르는 일정이었다. 이런 여행을 해 본 적이 없었지만 이상하게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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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는 날 저녁. 필요한 물품을 잘 챙기고 저녁 9시쯤 집을 나서 청량리 역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교통량이 적어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 친구를 만나 10시 40 출발하는 정동진행 무궁화호 열차에 탑승하였다. 살짝 배가 고파서 홍익회에서 파는 김밥을 사먹었는데, 한 줄에 3천 원이나 하였다.

 

26새벽 4 45, 정동진역에 도착했다. 아직 어두컴컴하여 근처 PC방에서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고 나오니 어둠이 가시고 있었다. 역 바로 옆에 모래사장이 있고, 바다가 보였다. 난간만 없었더라면 모래사장을 밟을 수 있었을 텐데... 몇몇 사람들은 난간 너머 모래사장을 거닐고 있었다.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있는 것일까 궁금했지만 열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난간 밖에서 바다를 구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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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15분에 동대구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탔다. 열차 안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었다. 이날 해 뜨는 시각이 6시 20었기 때문에 몇 분만 열차가 늦게 왔더라면 정동진에서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열차가 야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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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쯤 지났을까? 열차가 꽤 높은 경사를 올라간다 싶더니, 이내 멈추고 후진을 하기 시작했다. 이곳이 바로 스위치 백 구간이었던 것이다. 열차가 급경사를 올라갈 수 없어서 만들어진 방식이라고 한다(자세한 설명은 이곳 http://reidin.pe.kr/weblog/84 에서).

12 10에 동대구역에 도착하였다. 다음 열차까지는 3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500원 동전을 넣고 컴퓨터를 할 수 있어 가볼 만한 여행지도 찾을 겸 해서 동전을 넣고 정보 검색을 하였다. 45분에 도착한 KTX를 타고 부산역으로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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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동전으로 작동하는 컴퓨터에서 정보 검색을 한 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자갈치 시장이었다. 각 지역에서 잡아온 해산물이 한데 모이는 곳이었다. 시간이 많지 않아 눈요기만 하고 용두산 공원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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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 공원에서는 부산 전경을 둘러볼 수 있었다. 사진 몇 장을 찍고 우리의 가이드가 될 히키형을 만나러 다시 부산역으로 이동하였다. 부산역으로 걸어가는 동안 차이나 타운을 지나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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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히키형님 동네로 이동하여 히키형님을 만난 후 짐을 풀었다. 그리고 다시 시내로 나가 갯장어 구이를 먹었다. 처음엔 살아있는 장어가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니 비위가 조금 상했지만, 막상 먹어보니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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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히 밥을 먹고 동백섬으로 향했다. 태종대와 아쿠아리움도 가고 싶었지만, 일정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건 많았는데, 시간은 없었다. 해변이라 그런지 새로 지어진 아파트가 많았다. 동백섬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어느새 밤이 깊어 왔다. 부산에 온 이상 모래사장에서 한번 걸어보고 싶어 가까운 해운대로 이동했다. 비수기라 그런지 인적이 많지 않았다. 해수욕장에서 뭔가 색다른 것을 기대했지만 비수기에는 그다지 볼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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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점에서 간단히 허기를 채우고, 히키 형에게 인사를 한 뒤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부전역에서 오전 10에 창원으로 떠나는 열차를 타고자 7시쯤 일어났다. 부산 역시 출퇴근시간엔 지하철이 만원이었다. 서울과 별 차이가 없었다. 부전역에 도착한 시각은 대략 9시쯤. 한 시간 정도 남아 동전으로 작동하는 컴퓨터로 진해 군항제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싣고 히키형님께 전화로 고맙다는 말을 전한 뒤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어느새 창원역이었다. 부산에서 창원까지 거리가 생각보다 꽤 멀었다. 지도 상으로는 얼마 안되어 보이는데 무려 한 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창원에서 진해로 가는 통근열차는 12시 25 있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 간단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창원의 모든 시내버스가 천연가스 버스로 되어 있던 것이 꽤 인상적이었다(적어도 우리가 보았을 땐 그랬다).

 

마침내 진해역에 도착하였다. 역 앞에서는 해병대 전우회에서 나와 군항제 안내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었다. 택시 기사들도 가이드역할을 해준다면서 흥정을 하고 있었다.

우선 셔틀버스를 타고 해군진해기지를 둘러보았다. 특별히 볼만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보안구역을 운 좋게 한번 들어가 봤다는 정도였다. 한 바퀴를 돌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해군사관학교로 가는 셔틀버스로 갈아탔다.

학교 안 광장 앞에서 버스를 세워 주었다. 해안에는 거북선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내부에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 있었다. 기념품으로 모자 한 개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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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부터는 충무공 이순신 승전 행차가 있었다. 승전 행차도 멋있었지만, 부대행사로 해군사관학교 학생들이 총을 가지고 하는 퍼레이드에 거의 압도당할 뻔했다. 좋은 카메라를 들고 있었더라면 가까이 가서 멋진 장면들을 사진으로 많이 담을 수 있었겠지만 초라한 컴팩트 카메라로는 그런 멋진 모습들을 담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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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우리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갈 곳은 많고 시간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제황산 공원이었다. 벚꽃이 잘 피어있어 경치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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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한 바퀴를 돌고 바로 해양공원으로 향하였다. 예상 외로 입장료가 조금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곳에서는 강원함이라는 퇴역 구축함을 전시해놓고 구경할 수 있게 해 놓았는데, 전시용으로 잘 만들어진 것 같았다. 다른 곳도 둘러보고 싶었지만 해는 저물어 가고, 우리에게는 또 다른 일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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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거제도로 가는 카페리를 타러 갔다. 저녁 7가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8까지 연장 영업을 한다고 하여 저녁을 먹고 배를 탔다.


진해 속천에서 거제 실전까지는 배로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지도를 보면서 거제시내로 가는 방법을 물어보니 거제도에 사는 친절한 아저씨가 1시간마다 한 번씩 시내로 가는 버스가 있다면서, 막차가 9 조금 넘어 있는데 걸어가면 늦을지도 모르니 정류장까지 차로 태워주시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9시쯤에 온다는 버스는 30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막차가 지나가버렸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면서, 여차하면 경찰을 불러 경찰차를 타고 시내까지 갈 생각도 했었다. 다행히도 늦게나마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시내는 꽤 번화해 있었다. 영화관도 하나 있었다.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큰 해수 온천이 있어 짐을 풀자마자 목욕을 했다. 피곤한 여행길에서 목욕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탕에 들어가자마자 쌓였던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간 곳은 포로수용소 공원이었다. 6·25 전쟁 당시 십만 명이 넘는 포로가 거제도에 수용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포로임에도 UN군이 수용소를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좋은 환경에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홈페이지(http://pow.geoje.go.kr/)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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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들른 곳은 대우조선해양이었다. 2000년에 대우조선에서 분리, 독립하여 지금은 수주잔량기준 조선소 순위에서 세계 3위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방문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도 조선소의 방대한 크기, 그리고 그 안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배의 엄청난 규모는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보안상 사진촬영을 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 조선소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가봐도 절대 손해 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매시간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조선소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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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에도 없던 외도를 가 보기로 했다. 예정대로였으면 통영 - 광주를 거쳐 목포에 이르렀어야 했지만, 그렇게 무리하게 가서 몇 시간 구경도 못하고 서울로 올라가느니 차라리 이곳에서 더 많이 구경하고 올라가자는 친구의 의견에 설득된 것이었다. 3 정각 해금강을 거쳐 외도로 가는 배에 올라탈 수 있었다.

 

해금강이 멋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이 들었지만 직접 보니 자연의 신비함에 놀랄 뿐이었다. 특히 십자 바위는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런 것이 어떻게 저절로 생길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의 섬세함에 놀라고, 이런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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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외도에 도착하였다. 외도에서는 입장료를 따로 받았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입장료 때문에 승강이를 벌이고 있었다. 애초에 입장료가 있었으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투였다. 섬에는 딱 90분 동안만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입장료가 비싸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잘 꾸며진 섬 풍경을 둘러보고 나면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이국적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니! 90분의 시간이 조금은 짧게 느껴졌다. 30분 정도 더 있었다면 조금 더 여유롭게 구경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조금은 급하게 구경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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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목포를 가지 못하고 거제에서 바로 서울로 올라와야만 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해금강과 외도를 들러 정말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짧은 일정 동안 여러 곳을 돌아봐야 했기 때문에 아쉬움도 많이 남았고, 처음으로 해보는 배낭여행인지라 약간의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남도 여행, 기회가 된다면 훨씬 넉넉한 일정으로 다시 한번 떠나고 싶다.

2007/11/01 00:28 2007/11/0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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