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가 숭실대학교 컴퓨터학부 웹진 comtimes(http://comtimes.kr)에 기고한 글을 블로그에 다시 옮긴 것입니다. ------------------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행해야 하는 의무가 세 가지 있습니다. 교육의 의무, 납세의 의무, 그리고 “병역의 의무”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간이 짧은, 그러나 가장 하기 싫어하는 것이 바로 병역의 의무입니다. 특히 20대 남성이라면 그 누구도 병역의 의무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군대를 빨리 다녀오기 위해 대학 1년을 마친 후 바로 군대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 컴퓨터학부 학생 중 많은 이들은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특기 모집병을 지원하기도 하며, 실력 좋은 학생들은 병역특례제도[1]를 이용하여 군대 대신 산업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기도 합니다.
군대를 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군대를 편하게, 또 가능하다면 자신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다녀오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는 대체복무가 아닌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도, 보통의 한국 군대에선 경험할 수 없는 카투사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카투사에 대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카투사(KATUSA, 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란 미 8군에 증강된 한국육군요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주한 미 8군의 각 부대에서 미군들과 함께 생활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한국육군 소속의 요원을 지칭합니다. 카투사 제도는 6.25전쟁 당시인 1950년에 시작되었으며,[2] 당시에 2만여명에 이르던 카투사 인원이 점차 줄어 현재는 약 3,500여명의 카투사 요원이 주한미군 기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카투사가 받을 수 있는 보직은 어학, 전산, 행정, 전투, 헌병, 공병, 정비, 화학, 통신 등 15가지 정도가 되는데, 자신이 원하는 병과를 선택할 수 있는 특기병과는 달리 카투사는 후반기 교육대에서 주특기를 다시 한 번 받게 됩니다. 다시 말해, 같은 카투사라도 누구는 한강 이북의 동두천에서 전투병 보직을 받아 육체적으로 힘든 군생활을 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행정병의 보직을 받아 근무할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내용은 아래에서 다시 한 번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체력 단련이 끝난 후 일과가 시작되는 9시까지는 자유롭게 아침 식사 및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보통 아침 식사로는 삶은 달걀 또는 스크램블 에그나 오믈렛, 베이컨, 해시 브라운을 주 메뉴로, 토스트나 베이글, 시리얼 등을 디저트로 먹게 됩니다. 우유나 오렌지 주스 같은 것도 마실 수 있습니다. 주 메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메뉴가 뷔페 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나머지 메뉴의 경우 양심껏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업무 시간입니다. 9시까지 자신의 근무지로 이동하여 오전 업무를 보다가, 11시 30분이 되면 오전 업무가 종료되고 점심 식사를 하러 갑니다. 점심 식사 메뉴는 크게 메인 메뉴와 패스트푸드 메뉴로 나뉩니다. 메인 메뉴에는 치킨이나 스테이크 등이 있고, 패스트푸드 메뉴에는 감자 튀김이나 핫도그 같은 음식이 있습니다.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푸드 코트 또는 카투사 스낵 바 등에서 밥을 사 먹기도 합니다.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후 1시까지 자신의 근무지로 이동하여 오후 업무를 수행하다가, 오후 5시가 되면 오후 업무를 종료하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갑니다. 저녁 식사도 점심 식사와 마찬가지로 메인 메뉴와 패스트푸드 메뉴가 있습니다. 음식의 종류는 점심 식사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부터 잠자기 전까지는 자유시간입니다. 만약 오늘 해야 할 일을 못 끝냈다면 사무실로 돌아가서 밀린 일을 마무리한 후 숙소로 돌아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합니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후 외출 허가를 받아 부대 밖으로 외출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단 외출한 인원은 저녁 점호 전까지는 돌아와야 합니다.
보통 오후 9시 30분경에 모든 인원이 잘 있는지, 외출 나간 인원들이 돌아왔는지를 체크하여 이상 없음을 확인하는 저녁 점호를 실시하며, 그 이후에는 다시 자유시간입니다. 취침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보통 저녁 드라마가 끝나는 11시쯤 잠자리에 들고 오전 5시 30분쯤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하루 일과가 끝이 납니다.
카투사의 생활 환경은 정말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인원이 최소한 2인 1실의 방을 쓰며, 1인 1실의 방을 쓰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1인 1실 중에는 방은 따로 쓰지만 부엌과 화장실은 둘이서 쓰는 1+1 숙소도 있습니다. 일과가 끝나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개인 자유시간이 보장되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대 내에는 레크리에이션 센터와 도서관 등 편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이용할 수 있으며 버거킹, 스타벅스 등 푸드 코트도 있어 원한다면 돈을 내고 사먹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카투사 보직에 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카투사로 간다고 해도 모두 편한 보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은 행정병으로 복무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육체적으로 힘든 전투병으로 군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전공과 영어 성적이 큰 영향을 미치며, 같은 영어 성적을 받았더라도 자격증 유무에 따라 서로 다른 보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보통 컴퓨터학부 학생이라면 통신 또는 전산 보직을 받아 근무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정보처리 기능사 같은 자격증이 있다면 전산 보직을 받는 데 유리할 것입니다.
전산 보직의 경우 컴퓨터 유지 보수 일을 하거나, 또는 랜선 설치로 일하게 됩니다. 컴퓨터 유지 보수의 경우에는 부대 내 각 컴퓨터가 잘 운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시스템 엔지니어의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랜선 설치의 경우에는 컴퓨터가 서로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선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무래도 컴퓨터를 통해 일하기보다는 직접 움직이는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천장을 기어오르는 등의 약간의 육체적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보직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부대 위치입니다. 자신이 어떤 곳에서 근무를 하느냐에 따라 주말마다 외박을 나갈 수도 있고, 3주에 한 번씩 나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한 미군 부대를 뽑자면 동두천, 의정부, 용산, 평택, 왜관, 대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대부분의 카투사가 위 여섯 지역 중 한 곳으로 배치를 받아 2년 가까이 생활하게 됩니다.
이 중 동두천과 의정부는 미 제2 보병 사단이 속해있는 곳인데, 이 2사단은 북한군이 공격해 올 경우 1차로 저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부대에 비해 상당히 훈련 강도가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병력이 많이 모여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수의 카투사가 2사단으로 차출됩니다. 용산이나 평택의 경우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많은 카투사들이 가고 싶어하는 곳입니다. 용산에 있는 부대 중 일부는 주한미군의 재배치 전략에 따라 평택이나 대구 등으로 부대를 이동한 곳도 있습니다. 왜관이나 대구의 경우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주로 후방에서 지원을 하는 부대가 많기 때문에 훈련 강도가 약한 편입니다. 육체적으로는 꽤 편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카투사 지원 절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매 해 9월경에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카투사 입대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2010년에 입대하는 카투사를 뽑는 올해의 경우 9월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 동안 접수를 받았습니다. 자격 요건은 TOEIC 780점 또는 이와 동등한 수준의 어학 성적이 있으면 지원 가능합니다. 평생 동안 딱 한번만 지원할 수 있어 지원 후 탈락하게 되면 더 이상 카투사로 군 복무를 할 수 없습니다. 한 해 평균 2000명 정도를 뽑으며, 경쟁률은 5:1 정도입니다. 합격 발표는 보통 기말고사 기간인 12월경에 하며, 지원자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합격이 결정됩니다.
카투사의 장점으로는,
1. 영어 실력이 향상됩니다
모든 카투사가 처음부터 영어를 잘하진 않습니다. 선발 기준이 TOEIC이나 TOFEL 같은 시험 점수이기 때문에 카투사로 선발 된 사람 중에는 외국에서 10년 넘게 유학하다 온 사람도 있고, 외국인과 한 번도 이야기하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일단 자대로 배치를 받으면 미군과 함께 일을 하게 되기 때문에 영어를 안하고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2.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카투사들은 미군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미국 군대 문화뿐만이 아니라 미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은 파티 문화를 체험할 수 있으며, 백인, 흑인, 히스패닉 등 다양한 인종이 미군이라는 큰 조직 안에서 별다른 갈등 없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카투사 역시 미군 안에서는 소수가 됩니다. 다수의 입장이 아닌 소수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 글로벌 시민 의식을 기를 수 있습니다.
3. 복지 시설이 훌륭합니다.
카투사들은 PX를 제외한 미군 부대 내의 대부분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미군 시설 중에도 특히 운동 시설이 매우 훌륭합니다. 체육관 내부에는 각종 운동 기구와 농구 코트, 라켓볼 코트 등이 있으며, 실내 수영장도 있습니다. 또한 야외에는 천연 잔디 구장과 소프트볼 구장, 테니스 코트가 있어 자유롭게 운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부대마다 있는 도서관에는 각종 영화 DVD도 있어서 넓은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4. 자유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카투사가 오후 5시에 업무를 마치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은 여가시간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2인 1실 또는 1인 1실을 쓰기 때문에 내무 생활도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느냐는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독서를 하거나, 기타 연습을 하거나, 외출을 하여 저녁을 먹고 올 수도 있습니다. 주 5일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주말엔 대부분의 시간이 자유 시간입니다. 꼭 외박을 하지 않더라도, 통금 시간만 지킨다면 자유롭게 부대를 출입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특별한 것은 카투사는 한국 공휴일에도 쉬고 미국 공휴일에도 쉰다는 것입니다. 미국 공휴일은 언제나 주말을 껴서 4일을 쉬도록 되어 있어 언제나 휴일 일수가 보장됩니다. 주말을 포함한다면 일년에 거의 120일 정도를 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입니다.
1.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에 미군 부대에 와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토익에서 들리는 영어도 충분히 빠른데, 미군들이 대화하는 속도는 토익 속도를 뛰어넘습니다. 이렇게 부대에서 적응하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편입니다. 또한, 미군은 병장이 되면 부사관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데, 능력에 따라 진급이 되는 미군과는 달리 카투사들은 자동 진급이 되므로 미군 병사들과의 마찰이 심해질 수가 있습니다. 서양식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그 밖에도 여러 가지로 정신적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전공과는 상관 없는 일을 하게 될 경우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카투사로 입대를 했다고 하더라도 보직과 자대는 상당 부분 운에 의해 결정됩니다. 자신의 전공을 어느 정도 고려한다고는 하지만, 운이 없을 경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투병으로 보직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산 보직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일보다는 주로 컴퓨터가 잘 운용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컴퓨터 학부생으로서의 실질적인 전공 실력 향상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카투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카투사 중 우리 학교 학생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래 전에는 카투사 시험이라는 제도가 있어 높은 성적을 받은 사람만이 카투사로 복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영어 점수만 충족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카투사 중에는 소위 말하는 SKY에 다니다가 온 사람이 많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우리 학교 학생이 많이 카투사에 지원하여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군 복무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혹시 카투사에 더 관심이 있으신 분은 카투사 커뮤니티( http://katusa.pe.kr/ )에서 자세히 알아보시거나, 저에게 메일을 주시면 가능한 한 자세히 답변 드리겠습니다. 제 메일 주소는 lokken99 at gmail . com 입니다.
기자: 노지성 학생
편집: 박래신 기자

















현달구지 2010/03/10 16:07 수정/삭제 답변
컴퓨터 학부는 아니고 미디어 학부에 다니다 휴학중인 학부생입니다.
이번에 2010 년도 카투사 선발에 합격 되어서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같은 학교에 카투사 선배님이
계신줄은 몰랐었네요. 반가운 마음에 덧글 남기고 갑니다.